아티스트 홍우진ㅣMetal & Ottchil Metal / Ottchil Artist 홍 우 진 HONG WOOJIN 저는 한국 전통 공예의 프로세스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의 매개가 되는 테이블웨어를 제작합니다. 이 테이블웨어는 사람 사이의 소통뿐만 아니라 전통 공예에 대해 공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고자 합니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접해온 한국의 전통 음악은 저로 하여금 한국만의 전통과 그 안에 담긴 정신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했습니다. 이러한 관심을 구체적으로 탐구하고자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전통 공예의 근본적인 기술과 정신을 배웠습니다. 전통의 기술과 정신은 배울수록 더욱 문화의 깊이와 절제된 감각은 매력적이게 다가왔고, 여기에서 느껴지는 전통의 이어짐과 차분한 기운을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전통에 다가올 수 있는 진입장벽이 예상보다 높다고 생각하였으며, 이러한 이유로 이전의 장소에서 배웠던 기술과 정신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자 서울과학기술대학교로 대학원을 진학하였습니다. 전통의 유지·계승도 중요하지만 이를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융합시키려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전통이라는 어떻게 보면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야기는 대화가 끊긴 곳에서도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아이스 브레이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접시는 평소에 보던 컵과 다른데 어떤 게 다른 걸까, 이 컵에는 천 같은 손잡이가 달려있는데 이건 뭘까.’ 이런 생각이 대화로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전통에 관한 이야기로 소통을 이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공예를 배우는 과정에서 저만 알기에는 아까운 전통 공예에 대해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싶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전통 공예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전통 공예가 어렵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도록,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전통을 이야기하고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 출발점은 테이블웨어에 있습니다. 사람들과 만나 식사하고 차를 나누는 일상적인 행위 속에 가장 풍부한 형태의 소통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나누는 자리에서는 시선과 언어, 감정이 오가며 그 안에서 관계가 만들어지고 기억이 쌓입니다. 저는 이 공간에 전통 공예를 녹여 넣어 전통이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이어지는 현재의 문화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디자인을 공부하던 시절 저는 배우던 선생님께 그림과 함께 다양한 디자인의 종류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디자인 중 UX디자인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관련 서적을 읽으며 UX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UX디자인에 대한 공부는 테이블웨어를 제작하는 데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사용성보다는 사용자의 공간과 경험에더 집중하게 되었고 사용자 간의 소통에 대한 테이블웨어를 제작하는 데에 있어서 은연 중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의 작품은 단순히 식기를 만드는 데에 그치지 않습니다. 전통 공예의 기술과 조형 언어를 기반으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관계의 구조를 시각화하고, 그 안에서 ‘소통’이라는 개념 자체를 탐구합니다. 저의 테이블웨어는 음식을 담는 그릇이자 사람과 전통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입니다. 앞으로 저의 테이블웨어는 전통과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자 합니다. 조명, 오브제 등으로 분야적으로 넓혀나가는 것뿐만 아닌 소통의 반대 개념인 단절을 주제로 하여 소통에 대해 더욱 절실히 생각할 수 있는 작품 세계관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렇게 넓혀진 세계관은 더 많은 영감을 줄 것이며 사람들에게 전통과 소통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자 합니다. Keywords 홍우진 HongWoojin 금속옷칠공예가 Metal OttchilArtist 한국전통공예 테이블웨어 전통과소통 현대의감각과언어 사람과전통을연결 사람과사람을연결 협저칠기 금태칠기 상반된물성을조화롭게 결합 전통을일상에녹이는작업 관모 잔 접시 쪽찌와비녀 풍요의형태 달항아리 소완 나눔 전통적가치 한국의따스한식문화 현대적조형언어로재해석 총석정도에서가베를 총석정도에서주를 “저의 작품은 단순한 전통 기술의 재현에서 나아가 전통 공예의 맥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합니다. 전통의 기술·정신을 현대의 감각과 언어로 치환함으로써, 전통이 현재의 생활문화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방식을 찾고자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공예는 멈춰있는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의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관모(冠帽)-잔] 적동,옻칠,삼베 / 55-20x75-110x40-65mm / 2024 작품의 핵심은 전통 공예 기술의 조합과 현대적 해석을 통해 새로운 조형 가능성을 탐구하는데에 있습니다. 특히 협저칠기와 금태칠기라는 두 가지 전통 기법을 중심으로 옻칠과 금속이 지닌 상반된 물성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옻칠의 깊이 있는 표면감과 금속의 구조적 강도는 서로의 성질을 보완하여 고유한 조형 언어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짧게나마 독학한 UX디자인은 테이블웨어를 선택하는 데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공예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 가장 사람의 손을 많이 타고 밀접한 공예는 테이블웨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중 평소 사용되어지는 매끈한 컵의 손잡이는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부분입니다. 이 부분을 좀 더 거친 소재인 협저칠기를 사용하여서 자칫 쉽게 지나갈 수 있는 테이블웨어를 한 번 더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사용하였습니다.[관모(冠帽)-접시] 적동,옻칠,삼베 / 85-230x120-230x20-60mm / 2024또한, 작업의 중요한 축은 전통 공예의 접근성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협저칠기와 금태칠기의 복잡한 공정 과정을 단순화·간략화함으로써 대량화의 문턱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 공예의 가치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공예의 본질적 아름다움과 기술적 깊이를 유지하면서 개방된 방식으로 전통을 일상에 녹이는 것이 작업의 목적입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전통 공예는 과거의 재현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현재의 문화적 흐름 속에서 새롭게 기능하도록 합니다.[쪽찌와 비녀] 적동,황동,옻칠,삼베,주석,물푸레나무 / 쪽찌 350x350x200, 360x120x30, 200x200x50, 120x120x50mm, 비녀 180x20x5, 130x10x5, 100x10x5mm / 2023[풍요의 형태_달항아리] 적동,황동,옻칠 / 650x650x750mm / 2024이 중, ‘관모-소완’은 관계의 매개체로서의 테이블웨어를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무언가를 담는 보울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사용자가 서로 주고받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형태를 설계했습니다. 관모의 귀 형태와 소완의 구조가 서로 맞물릴 수 있도록 구성되어 하나의 그릇이 두 사람 사이를 오가며 소통의 행위 자체를 시각화합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음식을 담는 그릇을 넘어, ‘나눔’이라는 전통적 가치와 한국의 따스한 식문화를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재해석한 결과물입니다. 일상적이고 작은 매개를 통해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유도하며, 사소한 교류 속에서도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담고자 했습니다. ‘관모-소완’은 전통적인 나눔의 정신을 오늘날의 생활문화 속에서 다시 활성화하고 공예를 상호작용하는 매개체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가지게 됩니다.[관모(冠帽)-소완] 적동,옻칠,삼베 / 65x100x50, 65x140x50mm / 2025[총석정도에서 가베(珈琲)를] 적동,황동,옻칠,삼베,물푸레나무 / 150x100x140, 150x120x95, 110x80x125mm / 2022[총석정도에서 주(酒)를] 적동,옻칠,물푸레나무 / 40x40x60, 40x40x80mm / 2022Metal / Ottchil Artist HONG WOOJINㅣ아티스트 홍우진E | hongmetal7@gmail.comI | www.instagram.com/hong_metal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