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두리안] 삶과 건축, 10%를 상상으로 채울 수 있다면 썰토리텔링 2026-01-17 Keywords 두리안 두리안에디터 썰토리텔링 10%의변화와배려 새로운시작 설렘 테트리스조각 혼란 정돈 해결의실마리 10%의법칙 작은희망 퍼즐의한조각 거대한그림완성 독창적인시선 진정한서사 다채로운상상 취미와개성 엉뚱한질문 오감 예술적경험 깊은풍경 터닝포인트 새로운 시작의 설렘이 가득한 계절, 지난 한 해는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작년 말 지인의 부탁으로 시작하게 된 건축 디자인과 브랜딩이 새해가 되면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생소한 건축주를 상대로 건축이 완성되기 위한 긴 스토리와 여정을 설명하고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간이었다. 나는 나대로 디자인과 트렌드라는 거대한 덩어리를 먹기 좋고 맛있는 음식으로 새롭게 요리해야 했고, 건축주도 기존의 방식과 습관이 아닌 새로운 것을 맛볼 준비가 필요했다. 그리고 문득 건축이란 100%를 고집하기보다, 10%의 변화와 배려로 완성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종종 하루가 마치 하늘에서 무작위로 쏟아지는 테트리스 조각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리 이리저리 맞춰보려 해도 제각각 다른 생김새의 조각들은 좀처럼 빈틈을 채우지 못하고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간다. 그러나 막막했던 상황 속에서 마침내 하나의 조각이 제자리를 찾듯 결국 빈틈을 채우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면 거짓말처럼 혼란스러웠던 문제들이 정돈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이럴 때면 '10%의 법칙'이 삶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느끼곤 한다. 혼돈이 가득한 순간에도 우리는 언제나 그 10%의 작은 희망에 마음을 기대지 않던가. 아홉 번의 허망한 시련 속에서도 기어코 피어나는 단 한 번의 성공처럼, 이 작은 조각이 우리 삶을 움직이는 결정적인 동력이 되어주는 것이다. 마치 퍼즐의 한 조각에서 영감을 얻어 거대한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것처럼.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의 마법사이자, '해리 포터' 시리즈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조앤 K. 롤링을 보라. 그녀의 원고는 무려 12곳이 넘는 출판사에서 차갑게 거절당하였다. 냉혹한 현실 앞에서 대부분의 작가라면 좌절했을 상황이지만, 그녀는 그 독창적인 시선과 10%의 마법적 상상력,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굳건히 믿었다. 그 믿음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위대한 흐름이 되었다. 작은 조각 하나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순간, 보편성으로 가득했던 현실의 한계를 기꺼이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좋은 순간이 쌓이면 좋은 하루가 되고, 그 좋은 하루들이 모여 결국 좋은 삶을 이룬다. 우리의 공간 또한 이와 같을 것이다. 벽이 세워지고 창이 달리고 지붕이 덮이면 집은 비로소 외형적으로 완성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완성된 건축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진정한 서사가 숨어 있던 10%에서 시작되듯, 남은 10%는 우리만의 다채로운 상상과 개성으로 채워보면 어떨까. 기능적으로 지어진 90%의 건축 위에 나머지 10%를 취미와 개성으로 채워 보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이 아닌, 지금껏 상상해 보지 못한 엉뚱한 질문에 답이 있는지도 모른다.가령, 향긋한 커피 한 잔의 시간을 즐기는 이에게는 아침마다 완벽한 빛이 쏟아지는 창가 공간이 그 순간의 여유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이에게는 시간대별로 빛이 변화하는 다채로운 벽면이 스스로 커다란 화폭이 되어줄 것이다. 고요한 독서를 즐기는 이에게는 세상의 소란으로부터 아득히 멀어진 듯, 땅속으로 아늑하게 오목하게 파인 공간이, 음악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세상을 조망하며 온전히 소리에 몰입할 수 있는 높은 곳에 그들만의 성소(聖所)가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이렇듯, 10%의 상상력은 공간을 단순히 기능적인 곳에서 벗어나, 오감을 깨우는 예술적 경험으로 탈바꿈시킨다. 부드러운 빛, 스며드는 향기, 섬세한 감촉, 귓가를 간지럽히는 소리까지, 취향과 감성에 따라 채워진 이 작은 여백은 무미건조했던 공간을 기억과 이야기가 흐르는 깊은 풍경으로 물들일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벽돌과 콘크리트로 굳건히 지어진 공간에 그동안 생각해 보지 못한 상상력과 취향으로 채워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새로운 2026년에는 10%의 변화가 꼬리가 몸통을 흔들듯 우리 삶의 90%를 긍정적으로 바꿔 놓는 강력한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당신의 10% 상상이 빚어낼 눈부신 공간과 삶의 풍경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미지 출처: Architect’s Association of Santa Fe]에디터 두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