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한옥에서 만나는 서울성(Seoul-ness), 2025 서울건축문화제 Exhibition 2025-09-21 Keywords 2025서울건축문화제 서울성 Seoul-ness 다층도시 Multi-Layered City 북촌문화센터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시건축상 서울의아름다운건축물 시민참여프로그램 토크콘서트 건축문화투어 오픈클래스 오픈오피스 건축가의책장 코어해체시스템 푸투라서울 e편한세상고덕어반브릿지 서울AI허브메가플로어 화연재-돈암장옆집 커피_공연장 도시_공연장 중동고등학교원익관 신진건축상 한옥지원센터 대학생건축과연합 UAUS 파빌리온전시 며칠간 내린 많은 비로 가을을 즐기기에 좋은 날씨가 되었다. 지하철에서 내려 종로5가 약국에서 필요한 약을 사고, 광장시장에 들러 점심으로 모듬 빈대떡을 맛보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하였다. 담장 너머로 종묘가 있어 봄과 가을에 특히 아름답다고 알려진 서순라길과 창경궁을 따라 걸으며 도착한 곳은 북촌문화센터였다. 9월 26일부터 열리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 앞서, 서울건축문화제를 미리 둘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북촌문화센터는 살아있는 전통 한옥의 건축미를 보여주는 귀한 본보기로 계동길 한쪽에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곳의 고즈넉한 마당을 거닐면 과거의 시간 속을 걷는 듯한 특별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제17회를 맞이한 서울건축문화제가 9월 9일부터 21일까지 '서울성(Seoul-ness): 다층도시(Multi-Layered City)'를 주제로 북촌문화센터, 한옥지원센터, 서울도시건축센터 등에서 열렸다. 이 주제는 서울이 지닌 역사적 깊이와 현대적 변화,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층위들을 건축을 통해 탐구하고자 했다. 지역의 역사와 전통 문화적 가치를 기리고 보존하기 위해 열리는 문화제인 만큼 소박하면서도 섬세하게 기획되었다. 서울건축문화제는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한 서울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에 더해,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총감독 주제전 '토크콘서트', 건축상 수상작을 투어하는 '건축문화투어', 건축가가 수상작에 관해 설명하는 '오픈클래스', 그리고 건축상 수상 건축가의 설계사무소를 탐방하는 '오픈오피스' 등이 그것이다.서울건축문화제 국형걸 총감독 주제전 ‘서울성: 기억의 조각이 만드는 퍼즐(Seoul-ness: The Puzzle of Memory Fragments)’은 본 전시의 메시지를 압축한 형태로, 우리 안에 자리한 서울의 다양한 모습들을 모듈(조각)로 재조합해 시민들이 자신의 기억 속에서 건축에 대한 의미와 공유점을 찾도록 이끌었다.북촌문화센터는 1921년 지어진 국가등록문화유산 '서울 계동 근대한옥'인 유진경 가옥을 보존·개보수하여 '북촌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었다. 이곳은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자 방문객 안내센터 역할을 하고 있으며, '홍보 전시관'에서는 북촌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홍보 전시관 앞쪽에 위치한 '안채'는 사무실, 회의실, 전통문화강좌의 강의실로 활용되고 있으며, 별도로 마련된 '사랑방'은 주민과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홍보 전시관은 원래 뒷행랑채였던 공간으로, 현재는 북촌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영상물을 상영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문화재와 전통문화체험 등 북촌에 대한 다채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북촌문화센터에서는 올해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8점을 소개하는 기획전이 '건축가의 책장'이라는 컨셉으로 건축 모형과 소품, 영상 등을 통해 건축물에 담긴 이야기와 건축가의 철학을 전달한다. 1979년에 시작해 올해로 43회를 맞은 서울시 건축상은 서울시 건축 분야에서 최고 권위 있는 상으로 건축문화와 기술 발전에 기여한 건축 관계자를 선정하여 시상한다. 올해 건축상에는 총 89점의 작품이 접수되었고, 서류 및 현장 심사를 통해 최종 수상작이 선정되었다. '서울성: 다층도시'라는 주제에 맞춰 서울의 고유성, 정체성, 지역성을 미래 지향적으로 풀어낸 이 작품들이 북촌문화센터 한옥 지붕 아래에 전시되었다.대상으로 선정된 ‘코어해체시스템(푸하하하건축사사무소, 성동구 성수동)’은 건물 가운데 코어를 해체하고 기둥 없는 캔틸레버 구조를 활용해 내부를 자연광으로 가득 채운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공간을 선보였다. 최우수상의 ‘푸투라 서울(김원방 백종환, 종로구 가회동)’은 북촌 경관을 상부층과 옥상에서 조망하도록 계획되었고,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양희범 전이서, 강동구 상일동)’는 지역과 조화로운 열린 공동주택 단지로서 주변과의 조화로움과 디자인적 특징을 담고 있다. 우수상으로 미래 지향적인 기능성을 보여준 ‘서울 AI허브/메가플로어(임미정, 서초구 우면동)’, 유서 깊은 돈암장 옆에 조화로운 공존을 이룬 ‘화연재-돈암장 옆집(이상대, 성북구 동소문동)’, 커피숍과 공연장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 도심 속 활력을 더한 ‘커피_공연장/도시_공연장(김성민, 강남구 신사동)’, 그리고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학교 건축을 제시한 ‘중동고등학교 원익관(윤선경 조지현, 강남구 일원동)’ 네 작품이 전시되었다.서울시 건축상에는 K-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의 일환으로 신진건축상이 처음 도입되면서, 45세 이하 신진 건축가의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5점이 함께 전시되었다.북촌문화센터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자리한 한옥지원센터에서는 '제14회 대학생건축과연합(UAUS) 파빌리온 전시'가 열렸다. 2015년 개소한 한옥지원센터는 한옥 개보수 상담 지원을 통해 한옥 보존에 힘쓰는 한편, 실제 거주 주민들의 편의와 생활 개선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지원하는 곳이다. 이처럼 한옥과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중점을 둔 활동들을 펼침과 동시에 대중을 대상으로 공공성 높은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ASK NATURE: Biomimicry(자연에 묻다: 생체 모방)'라는 주제 아래, 자연에서 얻은 지혜를 건축에 접목하려는 전국 26개 대학 건축학과 학생들의 신선한 시도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자리였다. 생물의 형태나 행동을 모방하거나 자연의 자원 순환 시스템을 건축적으로 재해석하여, 다양한 파빌리온 작품으로 지속가능한 건축의 가능성을 제시했다.한옥지원센터에서 열린 ‘제14회 대학생건축과연합(UAUS) 파빌리온 전시’는 대학생들이 기획부터 시공, 해체, 재사용까지 파빌리온 건축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발휘한 창의적인 시도들을 보여주었다.북촌문화센터에서 만난 수상작들은 우리가 평소 개별적으로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건축 작품과 그 해법들을 한자리에 모아 보여주었다. 특히 전통 한옥 공간에서 현대 건축의 흐름과 미래를 함께 조망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이 전시의 매력이었다. 가을이 시작되는 고즈넉한 한옥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건축적 가치와 미래를 사색하는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에디터 이상화